-
해운대 달맞이길 너 정보카테고리 없음 2020. 6. 3. 10:51
>
여행 과정에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막상 갔는데 여행지가 없어지거나 공사 진행으로 출입할 수 없는 경우. 여행 일정을 조정하지 못해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거나 원하는 풍경을 놓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가끔 버스를 놓치기도 해요. 이전에는 이런 상황이 되면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최근에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편입니다. 이것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너무 익숙한 도시이기 때문일까요? 이번 부산여행은 변수가 많았습니다. 계획했던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꼭 걸어보고 싶었던 여행길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속으로 다음에는 꼭 가자고 재워둔 철로인데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됐습니다. 이 서운한 마음은 서울행 기차를 타기 전까지 가시지 않았어요. 나중으로 미루는 습관 때문에 후회스러운 하루였습니다.
>
이곳은 부산~갈매기 노래가 절로 나오는 해운대 해수욕장입니다. 하늘이 유난히 맑은 날이에요.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여정은 해운대를 시작으로 달맞이길, 송정해수욕장까지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배꼽시계는 정확하단다. 정오가 지나면서 배가 고팠어요. 서두르면 밀면 아이죠. 해운대역 인근, 우일종합시장 내 가야밀면을 찾았다고 한다. 겉으로 보니 여기가 딱 맞는 줄 알았어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님이 가득하다. 관광객보다는 동네 주민이 많았습니다. 자리에 앉기 전에 밀면을 주문했다고 한다. 면요리답게 빨리 만들어집니다. 사진 한 4장 찍고 플루루프. 맛이 담백해요라고 말한다. 약재가 들어갔는지 한약 비슷한 냄새도 느꼈어요. 단맛이 배제된, 감칠맛이 나는 밀면이었다고 한다.
>
배가 부르니까 살만해요. 가벼운 발걸음으로 미포항에 도착했대요. 부산에 그것도 해운대 근처에 작은 항구가 있는 줄 몰랐어요. 분위기는 조용하고 아늑했는데 앞에 보이는 모습은 빼곡히 늘어선 빌딩 숲이라니. 상당히 묘한 조합이었어요.
>
34년 전 처음 찾은 해운대 달맞이길. 당시는 커뮤니티에서 라테토르만 마시고 훌쩍 돌아가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돌아가게 됐어요.깔끔하게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조금 걷다 보니 해운대 앞 바다가 크게 펼쳐졌습니다. 이 기막힌 청량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부드럽게 넘실거리는 바다의 물줄기가 생생하게 전해졌습니다.
>
원래 목적은 미포, 청사포, 구덕포(송정해수욕장)를 잇는 삼포해변길을 걷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진도 찍고, 영상도 남기고, 경치까지 감상하느라 시간이 절대 부족했습니다. 목적지인 구덕포까지 닿을 줄 알았어요. 이왕 이렇게 됐으니 시간이 허락할 때까지 걸어보자고 결심했어요.달맞이길은 두 코스로 나뉘었고 나는 아래 탐방로를 선택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에워싸고 있는 초록색 숲길이었습니다. 숲터널 아래서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었어요. 나무 사이로 푸른 바다가 보였어요. 맑고 선명한 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
여러분은 꼭 묵어둔 여행지가 있나요? 저는 미포철도가 그런 여행지였습니다. 이번에 꼭 찾겠다고 마음먹고 결국은 두 발로 걸을 수 없게 됐대요. 바다 한쪽에 있던 철도 궤도는 온데간데없고 그 위에 레일이 설치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미포철도는추억속으로사라진것입니다. 당시에는 얼마나 서운하고 안타까웠는지 몰라요. 왜 진작 찾아가지 않았는지 후회하고 있대요. 레일이 신설되면 부산의 대표 관광지가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저는 이 하얀 레일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남을 것 같습니다.
>
청사포는 달맞이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만나는 작은 포구입니다. 청사포 방면은 한적한 시골 해변마을이 연상되고 고개를 돌려 해운대 쪽을 바라보면 높은 빌딩이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도시와 시골이 공존하는 바다마을, 기묘한 조화입니다. 높은 건물도 많고 바다와 가까운 부산이니까 가능한 풍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등대에 앉아 쉬다가 여기서 여행을 마치고 청사포 블로그를 찾았습니다.
>
청사포 동호회 이름은 에이치어스입니다. 파트너가 꼭 가보라고 알려준 곳이고 아메리카노의 맛도 좋지만 동창에 보이는 바다 뷰가 너무 멋지다고 합니다. 건물은 1~3층과 루프탑으로 지어진 규모가 큰 동호회였습니다.
짝꿍 말대로 바다 뷰가 끝납니다~ 흰색과 파란색, 적당히 믹스한 인테리어도 바다와 잘 어울렸습니다. 파도가 陸으로 밀려오는 모습을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보게 되었습니다. 멍 때리는 것도 좋았던 크리에이터였어요.
>
쇠못의 비애 대표메뉴에 플랫화이트라는 메뉴가 있어서 주문했는데 뭐야? 굉장히 어려운 맛이었다고 한다. 바닐라 테틀의 진한 풍미는 잘 알겠는데... 많이 썼다는... 다른 메뉴도 많았는데 왜 도전했을까요?
해운대 달맞이길에서 청사포까지 걸어봤다고 한다. 비록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부산 바다는 마음껏 누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반드시! 미우라 해안의 길을 정복하겠다고 한다.
>